베체트병
[Behcet's disease]
구강 궤양, 음부 궤양, 안구 증상 외에도 피부, 혈관, 위장관, 중추신경계, 심장 및 폐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
신체기관
구강, 음부, 피부, 눈, 위장관계, 중추신경계, 관절, 폐, 신장 등
농포 , 설사 , 홍반 , 복통
정의
베체트병은 구강 궤양, 음부 궤양, 안구 증상 외에도 피부, 혈관, 위장관, 중추신경계, 심장 및 폐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각 증상의 기본적인 특징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혈관염(vasculitis)이다. 베체트병은 20대와 30대에 처음 시작되는 경향이 있고, 발병 후 시간이 지나면서 질병의 활성도가 점차 떨어지게 된다. 우리나라의 경우 발병 연령이 늦고 여자에게 보다 많이 발병하며 질병의 중증도가 비교적 덜한 경향이 있다.
증상
증상은 여러 기관의 궤양과 피부 및 안구에 대한 증상, 관절염, 기타 장기의 침범 등과 같이 다양하게 나타난다.
1) 구강 궤양: 대부분의 환자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다. 한 개 또는 여러 개가 생길 수 있는데 처음에는 약간 솟아오른 발적(redness)으로 시작해서 점차 궤양으로 발전하게 된다. 구강 점막, 혀, 잇몸 및 입술 등 어느 부위에나 반복적으로 생기고, 통증이 심한 편이며 대부분 흉터를 남기지 않고 치유된다. 통증으로 음식 섭취에 지장을 초래하여 심한 경우 전신의 쇠약감이 동반될 수 있다.
2) 음부 궤양: 구강 궤양과 유사하며 재발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빈도는 구강 궤양보다 훨씬 적다. 환자의 70% 정도에서 발생하고, 주로 구강 궤양이 발생한 후에 생긴다. 구강 궤양보다 크고 깊으며 오래 지속되고 종종 흉터를 남기면서 치유된다. 여자는 외음부에, 남자는 음낭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.
3)피부 증상: 여자에서는 결절성 홍반, 남자에서는 가성모낭염(모발에 대한 일종의 이물 반응, 위치상 모낭염일 뿐 1차적인 감염증은 아님)과 구진농포성(고름을 가지고 있는 발진) 증상 또는 여드름 모양의 결절이 흔히 나타난다. 피부 증상은 주로 하지의 앞쪽에 나타나지만, 얼굴, 목, 상지 및 둔부에도 생길 수 있다. 수 주에 걸쳐 증상이 경과되는데, 처음에는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 부위에 거무스름한 색소가 침착되었다가 흉터를 남기지 않고 소실된다. 질병의 활동도에 따라 재발하게 된다.
4) 페설지 반응: 페설지 반응(Pathergy reaction)이란 피부자극에 대한 비특이적인 과민반응으로, 피부뿐 아니라 다른 부위에서도 볼 수 있다. 일회용 주사바늘을 이용하여 쉽게 검사해볼 수 있으며, 24~48시간 후 구진이나 농포가 생기면 페설지 반응 양성이라고 말한다. 백내장 수술 후 포도막염(uveitis)이 악화되거나 장 수술 후 수술 부위의 궤양이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것도 페설지 반응의 일종이다.
5) 안구 증상: 우리나라의 베체트병 환자의 경우 외국에 비해 안구가 침범되는 빈도가 적어 20~30%에서 안구 증상이 나타난다. 병적인 증상은 포도막과 망막에 발생하며,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시력에 장애를 주는 합병증이 생기거나 실명할 수 있다.
6) 관절염: 무릎, 발목, 손 관절에서 잘 발생하며, 대부분 일시적이고, 변형이나 골 파괴는 잘 일어나지 않는 편이다.
7) 기타 장기의 침범: 우리나라와 일본의 베체트병 환자에서는 위장관의 궤양이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, 복통, 설사, 혈변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. 또한 각종 혈관염, 중추신경계 질환도 나타나는데, 일부에서는 중추신경계 침범이 베체트병의 다른 증상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. 그 밖에 폐, 신장의 침범도 발생할 수 있다.
원인
베체트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, 오래 전부터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환자에서 환경적인 요인이 더해지면서 면역반응이 활성화되고, 그 결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고 생각되고 있다. 특히 HLA-B51이라는 유전자가 베체트병에 가장 중요한 유전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, 지역에 따른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. 또한 일부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면역반응이 베체트병의 염증반응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.
관련신체기관
구강, 음부, 피부, 눈, 위장관계, 중추신경계, 관절, 폐, 신장 등
진단
베체트병은 그 진단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증상이나 검사 결과는 없기 때문에, 베체트병의 여러 임상 증상 중 진단적 가치가 높은 것들로 이루어진 분류 기준을 이용한다. 우리나라에서는 음부 궤양이 가장 진단적 가치가 높아 2점을 부여하고, 반복성 구강 궤양, 피부 증상, 안구 증상, 페설지 반응 양성 및 회맹부(오른쪽 아랫배의 회장과 맹장 연결 부위) 궤양에는 각각 1점씩을 부여하여 총 3점 이상이면 베체트병으로 진단한다.
검사
베체트병의 검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.
1) 유전자(HLA-B51) 검사: 유전자 검사는 진단에 참고만 되고, 임상 증상이 실제 진단 기준이 된다.
2) 페설지 검사: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해 페설지 반응을 일으켜 관찰하는 검사이다. 24~48시간 후 검사 부위에 부풀어 오르는 구진이나 농포가 발생하면 페설지 양성으로 판독한다.
치료
현재까지 베체트병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므로, 개개인의 증상을 조절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, 눈이나 중추신경계, 혈관 등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한다. 치료 과정에서 약물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흔한데, 이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. 증상에 따라 다음과 같은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.
1) 피부 점막 증상의 치료
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 부위에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. 콜히친(colchicine)은 구강 궤양의 치유나 재발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. 이러한 약물로 피부 점막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, 적은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아자치오프린(azathioprine), 인터페론(interferon) 등의 약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.
2) 관절염의 치료
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, 콜히친 등을 사용한다.
3) 안구 증상의 치료
포도막염은 크게 전방 포도막염과 후방 포도막염으로 나눌 수 있다. 전방 포도막염인 경우 산동제나 스테로이드의 국소적 사용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, 후방 포도막염이나 망막 혈관염의 경우에는 시력 소실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. 이 경우 면역억제제로 사이클로스포린(cyclosporine), 아자치오프린 등이 사용된다.
4) 기타 병적 증상의 치료
위장관의 궤양은 구강 궤양과 달리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종종 장 출혈이나 천공이 합병되기도 한다. 설파살라진(sulfasalazine)과 스테로이드가 주로 사용되는 약물이며,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. 중추신경계 침범의 경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.
경과/합병증
베체트병의 임상 증상은 다양하고 병의 중증도는 피부 점막 증상이나 관절염 등 가벼운 증상만 보이는 경우부터 심한 포도막염이나 뇌, 폐, 심장, 신장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하여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하는 경우까지 환자마다 큰 차이가 있다. 대부분의 환자에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지만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중증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, 젊은 남자 환자에서 가장 심한 경과를 보인다.
예방방법
눈, 중추신경계 등 주요 장기의 침범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, 침범 부위에 따라 류마티스 내과, 안과, 피부과, 신경과, 산부인과 등의 전문의들에게 조기에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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